지난 23년 10월경 임신이라는 것을 알고 1차로는 제주도로, 2차로는 별 보러 가는 태교여행으로 갔던 강원도 루트 중 2번째인 강원도 안반데기 태교여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행 루트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어떤 마인드로 가게 되었는지도 함께 서술하면서 앞으로 임신을 준비하시는 분들, 현재 임신하고 태교여행을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24년 4월 5~7일의 금, 토, 일 일정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휴가를 자유롭게 낼 수 없는 상황이었어서 금요일에 그나마 외근을 해서 외부에 있었을 때, 그곳에서 함께 출발하는 일정으로 가게 되었고, 제일 중요한 임신 주차는 28주 6일차로 나름 한창 안정기 때였습니다.
사실 해외를 너무 가고 싶긴 했지만, 지극히 남편 휴가의 제약으로 인해 국내 여행으로 초점을 잡았고, 그래도 뭔가 의미 있는 태교여행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우리 별을 보러 갈까 하고 장소를 선택한 곳이 '안반데기'였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주도 때 이어 강원도 이 여행들을 태교여행이 아니라 꿈담 워크숍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갔습니다. '꿈담'이 아기의 태명이기도 했고, 이제 앞으로 우리 가정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도 해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그런 워크숍이라는 압박적인 단어로 그 여행을 명명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숙박, 메인 관람지, 맛집이라는 소제목으로 남기고 결론에서 여행루트를 간단히 소개하고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1. 알펜시아 리조트 - 숙박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 평창은 원래부터 알았던 숙소였습니다. 과거 20대 초에 가족여행으로 이곳에 묶은 적이 있고, 나름 좋은 기억의 리조트라 숙박을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안반데기가 메인 목적이니 거기 가까운 펜션을 찾아볼까 하면서 찾아봤지만, 너무 숲 속이었고 근처 인프라가 열악해 보였습니다. 어차피 차도 있고 막히지도 않는 길들이니 굳이 안반데기 근처에서만 머물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 평창을 골랐고, 제 기억엔 이곳에서 안반데기까지 대략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선택 이유 중에 하나는 조식이었습니다. 아침의 조식을 즐기는 편인데 이곳은 서울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 조식과 유사하게 나와 당연히 조식 포함 숙박으로 잡았고, 2박 3일 매일 오전 조식에 방도 호수뷰였는데 가성비가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여행은 성수기가 아니라 비성수기 때 가야 하는 것이 답이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리조트가 함께 있는 형태라 근처에 편의점이 많았고, 차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이소가 있어서 챙기지 못한 생필품들을 싼 가격에 모두 챙길 수 있었습니다. 집에 욕조가 없는지라 호텔에서 거품목욕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입욕제를 구매했고, 남편의 면도기와 치실 등을 샀습니다. 그리고 로션을 챙겨 오지 않아서, 아무거나 써도 피부 트러블이 없는 저희 부부에게 다이소의 가격 적당한 로션과 스킨도 구매했습니다. 다이소가 생각보다 크고 캠핑,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이 다 구비되어 있어 아 다이소도 여행지 숙박 근처에 있으면 너무나도 괜찮은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근처에 나름 식당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리조트 안에 식당들도 있었고, 차로 조금만 나가도 맛집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첫날에도 좀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근처 정육점도 함께 운영하는 한우집에 가서 맛있는 불고기를 먹게 되었는데 양도 매우 푸짐하였고, 1인분에 15,000원이어서 생각보다 여행지의 높은 음식값을 예상했던 저의 부부로써는 우와 괜찮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게 된 잊지 못할 저녁이었습니다.
앞에 호수도 있고 워터파크 시설도 있어 지금은 태교여행이지만, 나중에는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으로 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숙소 내에 아기를 위한 특별한 부대시설이나 편의시설은 없는 것 같아서 너무 어린 아기는 아니고 좀 걷고 뛰고 할 수 있을 때 데리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태교여행으로 국내 여행을 떠난다면, 그리고 바다 쪽 아닌 별 보는 것을 택한다면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 평창은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할만한 숙소라고 확신합니다.
2. 안반데기 - 메인 관람지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 '안반데기'라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첫날 늦게 도착하고, 늦은 저녁을 먹는 바람에 그리고 또한 일하고 운전하느라 힘든 남편과 28주 된 저도 체력적으로 힘들어 그럼 우리 좀 쉬다가 자정 넘어 새벽에 가보자라고 합의를 하고 숙소에서 한숨 자고 알람에 깨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내비게이션에서는 20분가량으로 찍혔는데 생각보다 너무 깜깜했고, 가로등 없는 어두움에 사로잡혀 우리 살아 돌아올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그만큼 가는 길이 어둡고, 험난하고, (지금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공사 중이었는데 그조차도 이 길이 맞나?라는 고민을 계속하며 긴장하면서 운전을 하고,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같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가는 도중에도 에너지를 한참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다른 포인트는 캐논 카메라를 가져갔던 것입니다. 프러포즈 때 내가 가지고 싶다고 했던 캐논 DSLR 카메라를 썩혀 두다가 태교여행 간 김에, 별 보러 간 김에 가서 별을 진짜 예쁘게 담아 오자라는 결심으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그걸 잘 챙겨서 갔습니다. 가기 전에 숙소에서 쉬면서 정말 어두운 곳에서 노출을 어떻게 해야 담아 올 수 있을지 라는 유튜브 영상도 보고, 나름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갔습니다. 하지만 도착해서는 사진에 담아 오기 실패! 역시 컴퓨터 배경화면이나 잘 담아 오는 사람들은 전문가인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된 김에 그냥 눈에나 많이 담아 오자라고 둘이 얘기하고,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딱히 남은 사진은 없습니다.
다만 어두움 속에 긴장 속에 갔던 기억과 우리 차 앞에 그곳에 가는 차들이 한 대, 두 대 보일 때의 안도감 그리고 가서 모든 사람들이 차의 라이트를 끄고 하늘에 집중하는 그 정적들이 우리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태교여행은 관광지에서 오롯이 그 현실을 느낄 때 부부에게 그리고 아기에게 온전한 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들 중 만약 태교여행지에 가서 카메라에 못 담았다는 장면이 있다면 후회하고 집착하지 마시고, 그 상태를 오롯이 누리고 오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태교입니다.
3. 주문진 홍게무한리필- 홍게 맛집
평창은 어찌 보면 대관령 근처 태백산맥만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에 온 김에 동해는 보고 가야지라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안반데기에서 새벽을 보내고, 숙소에 와서 어디 갈까라는 의논을 했습니다. 바다를 봐야 해서 강릉 앞바다를 볼까 예전에 주문진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를 한 번 더 갈까 라는 생각으로 동해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 주문진에서 무엇을 먹을까 생각을 했고, 홍게 무한리필 집이 있어서 그리고 비용도 많이 비싸지 않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2인이 가서 처음 반찬들을 주었고, 홍게를 달라고 하면 무한으로 주기 시작했습니다. 홍게가 하나당 살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먹을 때 각 잡고 장갑 끼고 가위로 자르면서 먹어야 해서 손가락이 갈수록 힘들지만,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홍게라면과 게딱지 밥까지 너무 푸짐하고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반찬도 계속해서 리필을 하였고, 다만 홍게라면과 게딱지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배고팠기도 했지만 맛있어서 그런지 둘이서 대화를 거의 못하고 흡입하였던 것 같습니다. 제한시간이 2시간 정도로 기억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매번 리필해 주는 홍게도 많아서 열심히 먹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너무 맛있었고, 다음에 주문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재방문의사가 충분히 있는 곳입니다. 다만 남편과 제가 엄청 비싸고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저희 가격선에서 적당히 맛있게 먹어서 그 정도를 바라신다면 이곳에서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결론
태교여행은 그 어느 때보다 휴식과 안정이 필요한 곳입니다. 스트레스가 생길 요소를 미연에 방지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을 한다 해도 마음 편히 그것에 몰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서론에 언급했다시피 여행 루트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편이 외근 나갔던 평택에서 출발해서 평창으로 도착해서 한우 버섯불고기를 먹고, 다이소에서 용품들을 사고, 다음 날 넘어가는 새벽 안반데기에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대관령 면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주문진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홍게 무한리필과 바다 근처 '곳'이라는 카페에 갔습니다. 아기 초음파 사진을 들고 해변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마지막 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춘천에 있는 손흥민 아버지가 운영하는 축구교실 옆 카페에 들러 굿즈와 음료를 먹었습니다. 미리 세부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기억해 보면 나름 꽉 차고 보람차게 보냈던 일정이었습니다. 만약 태교여행으로 해외를 가지 못하신다면, 별 보러 강원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